여행 당시 나는 학생이었고 3주간의 짧은 여름방학을 맞이하기 직전 시험에서 하위 10%정도 인원은 재시험을 치르게 된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었다. 결국 그 소문은 현실이 되었으나 다행히 본인은 재시험에 걸리지 않았고 다음 학기에 치러질 중요한 시험도 날짜를 기가 막히게 잘 받아 두었으니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사실 여행 계획은 이미 지난 학기에 일찌감치 세웠다. 2~3주 이상의 시간이 나기만 해봐라 그냥 확 떠나버릴 테니! 라는 마음가짐으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그때이다. 떠나기로 결심하는 그 순간.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내가 한창 여행을 다닐 때에는 우리나라 국적기로, 심지어 유럽 직항 항공기를 이용한다는 것은 나에게 심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주로 에어프랑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