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5

청년같이 푸르른 오래된 도시, Heidelberg

오래된 중세의 도시로 독일(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의 소재지로도 유명한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에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고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군이 이곳을 점령해 2011년까지 주독 미군의 거점 중 하나였던 탓에 미국 방문자들이 늘면서 주요 관광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1386년 하이델베르크 대학교가 설립된 이후 독일 학문의 중심지로 현재까지 많은 학생들과 관광객들로 활기찬 도시이다. 중세시대부터 도시를 지키고 있는 성과 대학교라 듣기만 해도 흥미롭지 않은가? 기차역에서 내려서 하이델베르크 성(Das Heidelberger Schloss)을 향해 출발했다. 성이 산 중턱에 있기 때문에 성을 먼저 보고 아래로 내려와서 도시를 둘러보는 게 좋을 거라는 안..

같은 듯 다른 두 도시, Bamberg/Nurnberg

독일의 동쪽 지역을 벗어나서 남쪽으로 내려갈 시간이다. 오늘도 역시 숙소에 짐만 맡겨 두고 근교 도시 밤베르크(Bamberg) 먼저 다녀오자. 밤베르크에 가는 목적은 두 가지였다. 강을 바라보며 사진 찍기와 밤베르크 지역 맥주 마시기. 작은 마을이고 볼 게 많지 않으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역에서 얼마 가지 않아 곧 영화 속으로 들어온 듯 풍경이 바뀐다. 그리고 바로 나타난 레그니츠 강(Linker Regnitzarm). 내가 상상하던 딱 그 풍경이다! 좁은 폭을 물이 빠르게 지나가며 부딪히는 소리, 속도감이 시원하다. 다리 중간에 놓인 건물인지 관문인지 헷갈리는 건축물은 과거 시청사로 쓰였다고 한다. 강변에 있는 시청 건물은 몇몇 도시에서 본 적이 있지만 강 위에 있는 시청이라니, 신기하다. 몇..

여긴 마치 다른 세계, Dresden

베를린에서 남동쪽으로 200km 정도 떨어져 있는 드레스덴(Dresden)은 체코와 인접해 있어서 프라하와 묶어서 들르기도 하는 도시이다. 베를린에 있다가 가서인지, 내 눈에는 그저 아담한 옛 도시로만 보였는데(신시가지는 안 보고 구시가지만 봤으니) 알고 보니 독일 동남부 작센주(Sachsen)의 주도였다. 고전 건축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운 이 도시의 구도심은 사실 대부분이 통일 이후 복원된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폭격에 의해 도시는 거의 궤멸되었고 종전 후 동독령으로 들어가면서 일부 복구 작업이 시작되었으나 공산 정권 하에서의 복구는 거의 진전이 없었다. 심지어 드레스덴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고딕 양식의 건물이었던 성소피아 성당(Sop..

걸어서 베를린 속으로

아무리 대도시라고 해도 유럽의 도시들은 그 규모가 작다. 복잡하고 바쁘고 밀도가 높아도 ‘서울’에 비하면 여러모로 작다. 그래서 독일 최대 규모라는 이 도시를 얕잡아본 나는 오늘도 뚜벅이를 자처했다. 마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병이라도 날 것처럼, 대체 이건 무슨 오기인가? 베를린 중앙역 바로 앞에 있는 공원(Spreebogen Park)을 시작으로 국회의사당(Reichstagsgebaude)을 지나 브란덴부르크 문을 다시 만났다. 여기서 조금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홀로코스트 기념 공원(The Holocaust Memorial - Memorial to the Murdered Jews of Europe)이 있다. 역사를 잘 모르는 나조차도 모를 수가 없는 제2차 세계대전과 당시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학살..

맥주와 와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섬나라 영국을 떠나 유럽 대륙으로 입성했다. 벨기에의 브뤼셀(Brussels)은 jtbc 방송국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프로그램에서 본 이후로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벨기에 맥주도 워낙 맛있어서 언젠가는 현지에서 맥주를 꼭 먹어봐야지, 다짐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규모도 크지 않고 런던과 독일이 워낙 바쁜 일정이라 중간에 쉬어 가는 의미로 이틀 정도 머물기로 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과연 쉬는 일정이긴 했나 싶다.) 숙소에 짐만 던져두고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라는 (유럽에는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 또 어찌나 많은지) 그랑플라스(Grand Palace)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사방으로 화려한 건물이 둘러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