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사람 3

[Prologue]여행준비도 여행만큼

한 달 넘게 몇 개국 이상을 여행하든, 단 며칠 동안 한 도시를 여행하든 나는 여행 전에 동선을 짜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사실 여행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에서 효율을 중요시 하는데 동선이야 말로 효율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시간과 부족한 예산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곳을 잘 돌아다닐 것인가.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보고 싶은 마음에 처음 일정은 당연히 무리할 정도로 타이트하게 잡는다. 그 후에 교통편과 소요 시간을 고려하여 조금씩 일정을 다듬는 과정을 거치고 결국 그렇게 열심히 정리해서 여행을 떠나도 그 곳에서 예상치 않게 더해지거나 빠지는 일정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번 여행은 짧은 방학 중에 가는 거라서 시간이 많지 않아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한 두..

지난 여행을 추억하기에 앞서

본격적인 여행기 시작에 앞서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카메라!소싯적에 여행 좀 다녀봤다는 사람들은 누구나 고급 사양의 카메라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20년 가까이 캐논 카메라를 사용해왔다. 당연히 한 제품을 계속 쓰고 있다는 건 아니고 캐논 제품으로 세 번 째 사용 중이다. 대학에 입학하고 여행이라는 것을 꿈꾸던 시절, 대학의 긴 방학동안 한 달 이상 다녀오는 유럽여행과 함께 DSLR 카메라가 필수 코스라도 되는 양 유행했다. 하지만 고사양의 DSLR 카메라는 무게도 무게지만 가격 때문에 살 엄두를 내지 못했고 그렇다고 허접한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유럽여행에 나서기도 창피할 것 같았던 나는 절충안을 찾아냈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DSLR의 중간 정도 되는 기능, 무게와 가격을 고루..

라떼 여행기 2021.01.08

과거로 떠나는 랜선 여행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차마 여행을 결심하지 못한 때는 많았지만 지금처럼 여행을 떠날 모든 조건을 갖추고도 자유롭게 여행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그때.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에게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20년 가까이 간헐적으로 유럽여행을 다녔고, 막상 가고 싶어도 떠날 수가 없어진 시기가 되어보니, 이제야 나의 지난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의 여행은 요즘과는 많이 달랐다. - 어쩔 수 없이 나는 옛날 사람.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내 위치를 파악할 수도, 무수히 많은 후기들을 참고하여 취사선택을 할 수도 없었고 길에서 인터넷을 한다는 건 가깝게든 멀게든 미래에나 일어날 일이라고 막연히 상상만 했던 그 때에도 나는 여행을 ..

라떼 여행기 2021.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