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하루를 꼽자면 이 날이었다. 여행의 첫 일요일. 첫 일정은 주일 미사 참례.한국에서는 잘 챙기지도 않는 주일 미사를 여행만 오면 그렇게 꼬박꼬박 가더라. 9년 전에도 런던에서 굳이 가톨릭 성당을 찾아 미사 참례를 했었다. 웨스트민스터 성당(Westminster Catholic Cathedral)은 가톨릭 대성당으로 영국 왕실의 대소사와 함께 등장하는 그 하얗고 화려한 성당과는 다른 곳이다.여행을 와서 참례하는 미사는 조금 더 특별하다. 처음에는 이 여행이 무사히, 큰 사건, 사고 없이 다치지 않고 끝나기를 바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기원으로 시작하는 나의 기도는 결국 한국에 있는 사람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내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온 현실, 그 안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