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르고 보는 성격에 시작은 했는데 정말로 여행기를 다 쓰고 마지막 글을 올리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단지 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 너무 길어지니 여행이라는 행위가 고팠고 아쉬운 대로 지난 여행이라도 추억해 보자 했다. 지난 여행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은 오랫동안 자주 해왔던 일이고 엽서로도 만들어 잔뜩 쌓여있으니 이번에는 여행을 다시 꺼내 볼 다른 방법을 고민하다가 드라이브에서 잠자고 있는 그때의 사진을 엮어 글로 남기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에 이 여행기를 쓰겠다고 했을 때 친구가 물었다. 그때 그 여행이 기억이 나느냐고. 나는 단호히 대답했다. 당연히 그렇다고. 중간에 유실된 기억이야 한둘이겠냐마는 그 해 그 계절만 떠올려도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고 사진 한 장..